21.3.13 (토) 지방대학교에 들어가기가 너무 쉬워서 ~
급기야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방대학교 신입생 미달 사태의 파장이 심상찮다. 급기야 교수들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곳까지 생겼다.
원광대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은 11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우리는 무능한 총장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며 박맹수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교직원들은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신입생 충원율이 80%를 밑돈 데 대한 책임을 대학 운영을 주관한 총장에게 물으며 "원광대 신입생 유치는 총장과 대학본부의 무능한 대처로 처참하게 끝났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영호남 대학은 물론이고 전북권 종합대학 순위에서도 맨 꼴찌를 면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추세대로면 앞으로 10년 안에 원광대라는 교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현 총장은 무엇이 대학을 위하는 것인지를 심사숙고해 구성원 모두와 학교에 해가 되는 일을 멈춰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원광대는 올해 충원율은 79.9%다. 신입생 정원 3543명 중 겨우 2833명만 모집했다.
문제는 사상 최악의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는 곳이 원광대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석대의 충원율은 지난해 99.1%에서 올해 84.2%로 14.9%포인트 하락했다. 군산대는 99.8%에서 86.5%로 13.3%포인트, 전주대는 100%에서 92.5%로 7.5%포인트 감소했다. 사정이 나은 전북대도 99.7%에서 99.6%로 줄었다.
전남대는 올해 모집정원 4207명 중 4067명(96.7%)이 등록해 140명이 미달했다. 광주 용봉캠퍼스 83개 학과 중 사범대학 일부 과 등 4개 학과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여수캠퍼스는 27개 학과 중 81.4%인 22개 학과가 정원을 못 채웠다.
경북대는 모집인원 4624명에 4055명(98.5%)이 등록해 69명이 미달했다. 영남대는 4560명 모집에 4534명(99.4%)이 등록했고, 강원대는 4534명 모집에 4483명(98.9%)이 등록했다.
지방대 위기는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 비선호 추세가 맞물려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편입 등 중도 이탈 요인까지 고려하면 지방대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대학 줄도산 우려가 커지자 교육부까지 나섰다. 교육부는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에서 충원율 평가 비중을 강화했다. 대학 진단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대학 스스로 입학정원을 줄이라는 메시지를 지방대에 보낸 셈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실감나는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