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창조한 女人像
2009. 2. 19. 19:12ㆍ카테고리 없음
'창조한 여인'이라는 엄청난 말보다 '소설에서 그린 여자'라고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1935년 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니 금년까지 33년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단· 중· 장편의 적지 않은 소설을 써 왔고, 소설이 인간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자연히 여성도 등장인물로 다루게 됐다. 그 수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작가가 그린 여성이 살아 있는 인간 이상으로 독자에게 살아 있게 되지 않을때 그것은 창조라는 말을 감히 붙이지 못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컨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냐,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모파상의 잔느... 그런 뜻에서 나는 '내가 창조한 여인'이라고 감히 못하고 '작품에 그린 여자'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범재(凡才)의 범어(凡語)다. 그러나 마찬가지다.
작가로서 여성을 십분 그릴 수 있으면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처럼 여성을 그리는 일은 힘든 일이며, 그것이 하나의 창조적 인간으로 오랜 세월을 전해 내려 가도록 그린다는 일은 난사(難事)중의 난사인 것이다.
그럴 것이 여성의 사고방식은 남성들의 논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북간도에 부는 바람 -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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